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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필 같은 인생

1. "이 할머니는 네가 커서 이 연필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."
    소년은 의아한 표정으로 연필을 주시했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었다.
    "하지만 늘 보던 거랑 다를 게 하나도 없는데요!"
    "그건 어떻게 보느냐에 달린 문제란다. 연필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어.
    그걸 네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게야.

2. 첫번째 특징은 말이다. 네가 장차 커서 큰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?
    그때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알려주는 거란다.
    명심하렴. 우리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지.

    그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.

    두번째는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야.
   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더 예리하게 쓸 수 있지.
   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 해.
   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게야.

    세 번째는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는 점이란다.
   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.
   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지.

    네 번째는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

  그 안에 든 심이라는 거야.

    그러니 늘 네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렴.

    다섯 번째는 연필이 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이야.
    마찬가지로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걸 명심하렴.
    우리는 늘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란다.
 

* 출처: 파울로 코엘료, <흐르는 강물처럼 Like the Flowing River>